‘개인의 취향’은 2010년 방영 당시에는 파격적인 설정과 신선한 감성으로 주목받았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2024년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되면서, 그 시절 감성을 그리워하던 시청자들뿐 아니라 새롭게 접한 젊은 층에게도 따뜻한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옥이라는 전통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녀의 오해와 로맨스, 그리고 감정의 변화는 여전히 유효한 감동과 웃음을 전달합니다. 지금 이 순간, 왜 이 드라마가 다시 회자되는지 함께 되짚어보겠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공간 속 감성
‘개인의 취향’은 무엇보다 ‘공간’이 중요한 드라마입니다. 여주인공 박개인(손예진)의 집 ‘상생재’는 한국 전통 건축의 미를 그대로 담은 한옥으로, 극의 배경이자 두 주인공의 감정이 쌓이는 상징적인 장소로 기능합니다. 이 공간은 단순히 집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따라 온도감이 달라지는 감정적 장치로 작용합니다.
극 초반, 박개인은 어설프고 정리되지 않은 삶을 사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면 전진호(이민호)는 깔끔하고 구조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건축가입니다. 상생재에서 벌어지는 동거 생활은 두 사람의 성격 차이를 부각하고, 그 속에서 점점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보듬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또한 이 드라마는 단순히 로맨스를 넘어서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전달합니다. 드라마 속 건축 설명, 공간 구조, 빛과 그림자의 조화 등을 통해 시청자들은 한옥의 정취와 건축적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개인의 취향’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시각적·정서적 풍성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드라마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성격 반전과 관계 오해에서 피어나는 설렘
‘개인의 취향’이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또 다른 이유는 ‘성 정체성 오해’라는 설정입니다. 박개인은 전진호가 동성애자라고 오해하고, 경계심 없이 그를 룸메이트로 들이게 되죠. 이 설정은 극의 주요한 갈등 요소이자, 동시에 유쾌한 전개를 이끄는 핵심 장치로 작용합니다.
전진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집에 들어가지만, 점점 그녀에게 진심이 생기며 갈등을 겪습니다. 반면 박개인은 자신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게이 친구’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을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차츰 전진호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과정은 시청자에게 설렘과 함께 진심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경계를 허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손예진은 감정 표현에 서툰 개성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이민호는 냉철한 도시남자 캐릭터에서 따뜻한 면모로 변해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두 배우의 호흡은 극 전체의 몰입도를 높이는 큰 요소로,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유효한 감성 로코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시대는 달라져도 감정은 그대로
2024년 현재 시점에서 보면, ‘개인의 취향’은 다소 진부하거나 과장된 설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감정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처받은 여주인공이 다시 사랑을 배우는 이야기, 냉철하던 남주인공이 마음을 열어가는 서사, 서로를 이해하면서 변화해가는 관계. 이런 감정의 흐름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줍니다. 또한, 드라마 곳곳에 숨어 있는 생활 밀착형 유머와 현실적인 대사는 지금 시대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 등은 오늘날 20~30대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만큼 ‘개인의 취향’은 시간과 상황이 달라져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 구조와 감정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개인의 취향’은 단지 옛날 드라마로 치부되기엔 너무나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웃음, 감동, 따뜻함, 그리고 감각적인 공간미까지 모두 갖춘 이 드라마는 지금 다시 봐도 매력적인 고전 로코로 손색이 없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쉽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지금, 감성 로맨스를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당신의 감정에 조용히 스며드는 로맨틱 코미디, ‘개인의 취향’을 다시 한번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