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 시즌2》는 시즌1의 열풍을 잇는 동시에 전혀 다른 감정선을 가진 러브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브리저튼 가문의 장남 ‘앤서니 브리저튼’과 신비롭고 당당한 여성 ‘케이트 샤르마’. 여기에 케이트의 동생 ‘에드위나’가 얽히며 금지된 사랑과 자매 간의 갈등이라는 복잡한 감정 구조가 중심축을 이룹니다. 시즌2는 보다 절제된 감정, 내면적 고뇌, 상류사회 속 의무와 욕망의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감정 심리극 시대극으로 진화했습니다.

격정 로맨스보다 뜨거운 절제 – 앤서니와 케이트
《브리저튼 시즌2》는 이전 시즌의 주인공이었던 다프네와 사이먼의 직설적이고 격정적인 로맨스와는 확연히 다른 색을 띱니다. 이번 시즌의 중심은 억누른 감정과 점차 고조되는 긴장감입니다. 앤서니는 가문의 책임감 속에서 ‘사랑 없는 결혼’을 택하려 하고, 케이트는 동생 에드위나의 혼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내면의 감정을 외면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벌이는 치밀한 심리전은 오히려 더욱 강렬한 설렘을 자아냅니다. 특히 숲 속 사냥, 비 내리는 정원, 무도회 댄스 장면 등은 말보다 눈빛과 숨소리로 감정을 전달하며, 절제된 연출로 극대화된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앤서니의 대사 “너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는 내게 너무 위험해서 피하고 싶다”는 이 관계의 본질을 꿰뚫습니다. 서로를 외면하고, 밀어내면서도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이들의 감정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끝까지 끌고 갑니다. 결국 이 로맨스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책임과 감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 드라마입니다.
자매의 갈등 –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감정
브리저튼 시즌2의 또 다른 핵심은 ‘자매 간의 복잡한 관계’입니다. 케이트와 에드위나는 겉으로는 서로를 위하는 사이지만, 내면에는 질투와 오해, 상처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특히 케이트는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으며 동생의 행복을 우선시하지만, 실제로는 에드위나가 아닌 자신이 앤서니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합니다.
이러한 심리는 단순한 삼각관계를 넘어서, 가족 안에서 희생된 여성의 자아를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에드위나 또한 결혼이라는 제도와 개인감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성장하는 인물로 변화합니다.
특히 결혼식 장면에서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 세 인물 모두가 감정을 드러내며 고조되던 긴장감이 폭발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틱 효과를 넘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졌던 진심과 상처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순간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감정을 움직였습니다.
시즌2는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주변과 자신, 사회와 가족 사이에서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집니다.
시대극 감성의 완성 – 의상, 연출, 음악까지
브리저튼 시즌2는 시즌1에 이어 화려한 의상과 세트, 세련된 클래식 OST로 시대극의 정수를 이어갑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인도계 캐릭터인 샤르마 가족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더해졌습니다. 케이트의 전통 차림, 인도식 차와 의례 등은 브리저튼 유니버스에 신선한 색채를 더합니다.
또한 이번 시즌의 OST는 니르바나, 해리 스타일스, 롭 밀스 등의 곡을 클래식 버전으로 편곡해 극 중 무도회와 감정 장면에 삽입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앤서니와 케이트가 감정이 터지는 장면에 삽입된 “Sign of the Times” 클래식 편곡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브리저튼 특유의 ‘감성 터지는 순간’들을 완성시켰습니다. 시즌2는 그 어떤 시즌보다도 감정의 진폭을 시각·청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시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절제된 로맨스가 더 강하다
《브리저튼 시즌2》는 시즌1의 성공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혀 다른 감정선과 관계 구조를 통해 더 깊은 감정의 층위를 만들어냈습니다. 격정이 아닌 절제, 직진이 아닌 고뇌, 화려함 뒤에 숨은 진심을 그려낸 이번 시즌은 로맨스 드라마가 얼마나 성숙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랑과 책임, 가족과 자아, 전통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대극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브리저튼 시즌2는 단순한 연애물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는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