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태풍상사》는 2025년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은 오피스 코미디입니다. 평범한 대기업 '태풍상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유쾌하고 때로는 뼈 있는 에피소드들은 현실 직장인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어느 순간 마음을 울리는 순간들을 남깁니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유머를 넘어서, 직장 내 '세대별 시선 차이'를 세밀하게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태풍상사의 세 주축 캐릭터인 부장, 대리, 인턴 세 인물의 시선과 감정선, 그리고 그 차이를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부장의 시선 - “일이 인생이고, 사람은 시스템이다”
태풍상사의 '노부장'(극 중 이름)은 20년 이상 회사에 몸담아온 인물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전형적인 중간관리자입니다. 그는 회의 시간마다 정색하고 "우리가 이걸 왜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나?"라고 묻지만, 정작 그 이유를 설명하지도, 바꾸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매뉴얼과 관성대로 움직이기를 선호하는 전통적인 직장인의 전형입니다.
노부장은 때때로 부하 직원에게 무심하거나 불통처럼 보이지만, 그의 행동 뒤에는 오랜 시간 누적된 직장 생활의 생존법이 숨어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가 너희 나이 땐 야근이 자존심이었다.”
이 한 마디는 세대 차이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그는 애정이 없는 게 아니라, 표현 방식을 몰라서일 뿐입니다. 또한 조직 내 책임감이라는 짐을 홀로 지고 있는 인물로, 부하 직원이 사고를 쳤을 때 누구보다 빠르게 총대를 메는 모습에서 그의 내면이 드러납니다.
노부장은 ‘라테는’이라는 표현의 상징이자, 동시에 조직의 뼈대 역할을 하며 드라마의 균형을 잡는 인물입니다. 그는 관료주의의 화신이면서도, 조직의 비극과 희극을 가장 오래 본 사람으로서 “내가 변하는 게 제일 어렵다”는 현실을 고백합니다.
2. 대리의 시선 - “중간은 언제나 고통이다”
극 중 ‘박대리’는 태풍상사의 중간 허리를 담당하는 인물로, 부장과 인턴 사이에서 눈치와 스트레스를 동시에 감내하는 포지션입니다. 윗사람에겐 예의와 충성, 아랫사람에겐 친절과 코칭을 동시에 요구받는 그의 입장은 극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박대리는 매일 반복되는 보고서 수정, 야근, 회식,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속에서도 "괜찮습니다"를 달고 사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속마음은 점점 침식되어 가고, 회의실 밖에서는 혼잣말처럼 말합니다.
“누가 내 퇴사도 좀 승인해 줬으면 좋겠네.”
그는 인턴에게는 좋은 선배이자 멘토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본인의 감정 여유조차 부족합니다. 윗사람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지고, 아랫사람의 눈빛에 책임감이 더해지는 구조 속에서 그는 갈등합니다. 박대리는 말합니다.
“회사에서 제일 어려운 위치가 대리입니다. 아직 말단인데 책임은 중간급이에요.”
이 캐릭터는 지금의 30대 직장인들이 처한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며, 그 특유의 유쾌한 넉살과 때때로 터지는 감정선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가장 큰 공감을 얻습니다.
3. 인턴의 시선 - “일은 모르겠고, 눈치가 더 어려워요”
막 입사한 ‘정인턴’은 태풍상사의 신입사원으로, MZ세대 특유의 솔직함과 관찰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는 업무보다 인간관계와 조직문화에 더 놀라고 당황합니다. 업무 지시도 매뉴얼이 없고, 질문하면 “그건 전에 했던 방식 참고해”라는 말을 듣기 일쑤. 그는 말합니다.
“전 처음이라서 물어봤을 뿐인데, 왜 분위기가 싸해지죠?”
정인턴은 기성세대의 기준에 종종 당황하지만, 동시에 사내 문제를 가장 정확히 꿰뚫는 ‘신선한 시선’을 제공합니다. 그는 부장에게도, 대리에게도 거리낌 없이 질문하고, 그 질문은 때때로 조직의 모순을 드러냅니다.
그의 명대사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왜 우리는 퇴근하는데 죄책감을 느끼나요?”
이 말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조직문화의 오래된 관성을 꼬집는 질문으로 기능하며, 직장인들의 커뮤니티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정인턴은 철없고 무례한 캐릭터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 역할을 수행하며, 앞으로 직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작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론: 세 시선의 충돌과 공존, 그게 진짜 조직이다
《태풍상사》는 단순한 오피스 코미디가 아닙니다. 부장의 관성, 대리의 눈치, 인턴의 솔직함이라는 세 시선이 충돌하고, 갈등하고, 때로는 공존하며 하나의 조직을 구성해 가는 모습을 통해 진짜 회사란 어떤 곳인가를 보여줍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아주 가끔 맞춰지는 공감의 순간이 이 드라마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넷플릭스에서 《태풍상사》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각 캐릭터의 감정선에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부장일 수도 있고, 대리일 수도, 아니면 아직도 인턴의 마음일지도 모릅니다.